하나님 나라의 시민은 나의 의가 아닌 오직 하나님의 자비하심과 선하심이다.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것이다. 우리에겐 믿음만 있으면 된다. 믿음으로 오늘 하루도 나아가자.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

고라 자손의 시 곧 노래
1 그의 터전이 성산에 있음이여
2 여호와께서 야곱의 모든 거처보다 시온의 문들을 사랑하시는도다
3 하나님의 성이여 너를 가리켜 영광스럽다 말하는도다 (셀라)
4 나는 라합과 바벨론이 나를 아는 자 중에 있다 말하리라 보라 블레셋과 두로와 구스여 이것들도 거기서 났다 하리로다
5 시온에 대하여 말하기를 이 사람, 저 사람이 거기서 났다고 말하리니 지존자가 친히 시온을 세우리라 하는도다
6 여호와께서 민족들을 등록하실 때에는 그 수를 세시며 이 사람이 거기서 났다 하시리로다 (셀라)
7 노래하는 자와 뛰어 노는 자들이 말하기를 나의 모든 근원이 네게 있다 하리로다
시편 87편: 열방을 품으시는 하나님의 도성, 시온
시편 87편은 고라 자손의 시로, 짧지만 구약 성경 전체에서 가장 보편주의적이고 선교적인 통찰을 담고 있는 본문 중 하나입니다. 이 시는 단순히 예루살렘의 지리적 우수성을 찬양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방 민족들을 어떻게 자신의 백성으로 입양하시는지를 보여주는 구속사적 선언입니다.
1. 시온의 기초와 하나님의 사랑 (1-3절)
그의 기지(기초)가 성산에 있음이여 여호와께서 야곱의 모든 거처보다 시온의 문들을 사랑하시는도다 (1-2절)
- 성경적 근거: 시편은 시온을 하나님이 거처로 삼으신 특별한 장소로 묘사합니다. 이는 신명기적 전통(하나님이 자기 이름을 두시려고 택하신 곳)과 맥을 같이 합니다.
- 학적 해설: 많은 주석가(W. Eichrodt 등)는 시온의 기초가 인간의 토목 공사가 아닌 하나님의 신적 정체성에 근거한다고 설명합니다. 야곱의 모든 거처(이스라엘 전체)도 소중하지만, 시온의 문은 하나님께서 공적으로 임재하시며 온 세상을 통치하시는 중심지로서 특별한 사랑의 대상이 됩니다.
2. 열방의 입양: 영적 출생지의 변화 (4-6절)
나는 라합과 바벨론이 나를 아는 자 중에 있다 말하리라 보라 블레셋과 두로와 구스여 이것들도 거기서 났다 하리로다 (4절)
이 구절은 시편 87편의 핵심이자 가장 놀라운 선언입니다. 여기서 언급된 나라들은 이스라엘의 역사적 숙적들이었습니다.
- 역사적·문화적 배경:
- 라합: 이집트를 상징하는 은유적 표현으로, 이스라엘을 압제했던 세력입니다.
- 바벨론: 이스라엘을 멸망시키고 포로로 잡아간 강대국입니다.
- 블레셋, 두로, 구스: 주변의 적대 세력이거나 먼 이방 국가들입니다.
- 성경 및 주석적 해설: 하나님께서는 이 원수 같은 나라들을 향해 나를 아는 자(히브리어: 야다, 인격적 관계를 맺은 자)라고 부르십니다. 특히 거기서 났다(born there)는 표현은 이방인들이 혈통적으로는 이방인일지라도, 영적으로는 시온에서 태어난 하나님의 자녀로 등록되었음을 의미합니다. C.S. Lewis는 이를 두고 하나님이 열방의 시민권을 시온으로 옮기시는 입양의 예식이라 설명했습니다.
3.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 (7절)
노래하는 자와 뛰어노는 자들이 말하기를 나의 모든 근원이 네게 있다 하리로다 (7절)
- 신학적 의미: 시온은 단순히 성벽이 있는 도시가 아니라, 온 인류가 마실 생명수가 흘러나오는 근원(springs)입니다. 이는 에스겔 47장의 성전에서 흘러나오는 물이나 요한복음의 생수의 강 이미지와 연결됩니다.
- 하나님의 뜻: 결국 시편 87편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하나님의 구원 계획은 이스라엘이라는 울타리에 갇혀 있지 않으며, 과거의 원수들까지도 시온의 자녀로 받아들이시는 무한한 자비에 있습니다.
결론: 지식이 아닌 겸비함으로
이 시를 공부하는 목적은 이방인이었던 우리 역시 하나님의 은혜로 시온의 생명책에 기록되었음을 깨닫는 데 있습니다. 주석가 마태 헨리(Matthew Henry)는 이 본문을 해설하며 성도는 자신의 가문이나 지위를 자랑할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 나라의 시민으로 등록된 것을 최고의 영광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편협한 선민의식을 버리고, 온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넓은 마음을 품어야 합니다. 모든 생명의 근원이 주님께 있음을 인정하며, 겸손히 그 통치에 순응하는 것이 이 시를 주신 하나님의 본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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